골목 단위로 어디가 몰렸는지, 상권마다 프랜차이즈가 얼마나 들어왔고 업종이 얼마나 쏠렸는지를 본다
지난 대시보드에서 강북에서 가장 빠르게 리뷰가 늘어난 업종이 세계음식이라고 썼다. 그 성장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이 화면에서 보면 답이 선명하다. 세계음식 326곳 중 48.5%(158곳)가 프랜차이즈로, 치킨·분식(53.4%) 다음으로 높다. 전체 강북 평균 39.1%를 한참 웃돈다. 격차는 성장에서 더 크게 벌어진다. 매장당 1년 방문자 리뷰 증가 중앙값이 프랜차이즈 249건, 독립매장 35건으로 7배 차이다. 강북 전체 평균(43건 대 17건, 2.5배)보다 훨씬 심하다. 세계음식이 뜨고 있다는 말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세계음식 프랜차이즈가 뜬다는 말이었다.
다만 세부 업종으로 쪼개면 세계음식은 둘로 갈린다. 프랜차이즈가 장악한 쪽은 베트남음식 65.7%(70곳), 멕시코·남미음식 60.0%(80곳)다. 반대쪽은 스페인음식 15.0%(20곳), 터키음식 6.2%(16곳)로 거의 전부가 독립매장이다. 선이 갈리는 기준은 메뉴의 표준화 가능성으로 읽힌다. 쌀국수·반미·타코처럼 레시피를 고정해 지점에 복제할 수 있는 메뉴는 프랜차이즈가 가져갔고, 조리 난도가 높고 주방장의 색이 음식에 그대로 드러나는 쪽은 아직 독립매장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상권으로 보면 세계음식의 격전지와 빈자리가 갈린다. 이태원은 30곳에 100m 격자당 1.9곳으로 가장 빽빽한데 매장당 증가는 74건에 그치고, 신촌(29곳·1.5곳·28건)과 창신동(13곳·2.6곳·4건)은 더 심하다. 이미 꽉 찼고 성장은 멈춘 상태다. 반대로 서교는 21곳에 격자당 1.0곳으로 비교 대상 중 가장 밀도가 낮은데 매장당 증가는 365건으로 상위권이고, 프랜차이즈 비중도 42.9%로 세계음식 평균보다 낮다. 옆의 합정(13곳·1.4곳·132건)도 비슷한 성격이다. 1위는 성수역(14곳·1.4곳·1,079건)이지만 이미 임대료로 답이 나온 자리다. 아직 자리가 남아 있는 축은 홍대–서교–합정이다.
그럼 독립매장은 가능성이 없는가. 세계음식 리뷰 증가 상위에 있는 페레힐(성수역·스페인음식·1년 +11,775건), 떼르세로 코스테스(을지로·스페인음식·+7,249건), 페르시안궁전(종로·+5,850건)은 모두 지점이 없는 독립매장이다. 세계음식 독립매장 168곳의 1년 리뷰 증가 합계가 75,984건인데, 이 세 곳만으로 24,874건, 즉 33%를 차지한다. 독립매장의 중앙값이 35건으로 낮은 이유는 독립이 안 되기 때문이 아니라, 되는 곳과 안 되는 곳의 차이가 극단적이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는 평균을 올리는 사업이고, 독립매장은 상한을 뚫는 사업이다. 세계음식에서는 그 상한이 유독 높다.
두 가지는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 첫째, 프랜차이즈는 지점을 낼 만큼 자리를 잡은 뒤에야 이 데이터에 프랜차이즈로 잡힌다. 프랜차이즈라서 잘 되는 것이 아니라 잘 된 곳이 지점을 냈다고 보는 편이 맞다. 둘째, 그렇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비중이 높다는 건 그 수요가 이미 검증됐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베트남음식이 70곳에 65.7%가 프랜차이즈라는 건, 한국 소비자가 쌀국수와 반미를 일상 메뉴로 받아들였고 표준화 경쟁은 이미 끝났다는 뜻이다. 지금 이 시장에 들어간다면 가격과 속도로 프랜차이즈와 맞붙는 길이 아니라, 페레힐이 스페인음식에서 했던 것처럼 품질로 상한을 뚫는 길이 남아 있다. 다음 호에서는 그 원산지, 베트남의 외식 시장을 직접 들여다본다.